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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소풍 - 세츠
    영7/여름소풍 2019. 6. 21. 20:36

    - 교통 수단은 내 스쿠터가 최고지!

    - 휴일의 하늘은 너무나도 파랗구나!

    - 돈은 없지만…… 행복이 중요하지!

     

    * 린 => 지휘사 이름

     


    <여행 초대>

     

     

    세츠 : 소풍? 좋지 좋지! 얼른 가자!

    지휘사 : ……너 왜 이렇게 적극적이야,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같은데……

    세츠 : 누가 그래, 나는 그저 순수하게 린과 함께 외출한다는 게 기쁜 거라구!

    지휘사 : 안화가 너에게 맡긴 업무는 완수했어?

    세츠 : 맞다, 이번에는 어디 가서 놀지? 어디 보자 히히, 뒷산 풍경이 나쁘지 않던데, 바닷가도 재밌고……

    지휘사 : 교회 업무는? 다 끝냈어?

    세츠 : 맛있는 음식이 빠져서는 안 되지, 가장 맛있는 음식은 다 여행 도중에 발견했잖아~

    지휘사 : 이봐, 똑바로 대답하라고, 말 돌리지 마!

    세츠 : 아, 린 방금 뭐라고 했어? 잘 안 들렸어~

    지휘사 : 내 말은……

    세츠 : 아, 소풍 얘기한 거였구나. 걱정 마, 걱정 마, 내가 안내하지!

     

      이야기를 하며 세츠는 이미 자신의 전동 스쿠터를 탔고, 나 역시 태웠다.

     

    지휘사 : 아! 잠시만! 내 말은 너의 업무……

     

      띠리리전술 단말기에 메시지가 왔다.

     

    안화 : 린, 세츠랑 같이 있나?

     

      한 손으로는 이제 막 달리려는 세츠를 붙잡고, 한 손으로는 안화의 메시지를 듣고 있었다.

     

    안화 : 세츠, 이번 달 무단결근을 7회 했더군, 보름치 월급을 삭감한다.

    세츠 : ……그래……

    안화 : 그러나, 오늘의 업무는 내가 대신 완수했다. 임시로 휴가를 줄테니, 소풍 잘 다녀와라.

    세츠 : 엥? 정말? 안화, 너 정말 좋은 사람이었구나……

    안화 : 돌아오면 업무량을 두 배로 늘린다. 그런 줄 알아.

    세츠 : …… 힝,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네……

     

     


    01

     

     

      똑똑똑

     

    세츠 : 자, 어디 린의 방을 한번 구경해볼까.

               엥?! 잠시만, 이거 너무 고급 진 거 아니야. 내 방이랑은 완전히 다른 클래스잖아!

    지휘사 : 방금 네가 방 카드를 받고는 신이 나서 뛰어갔잖아, 프런트에서 우리에게 호화 스위트룸으로 무료 업그레이드해준다는 말도 못

                   고.

    세츠 : 응??? 그럼 지금 다시 가면……

    지휘사 : 넌 이미 체크인을 했잖아, 당연히 그 기회는 뒤에 등록할 여행객에게 양보해야지.

    세츠 : 아…… 왜 항상 나만 재수 없는 건지……

    지휘사 : 아, 맞다. 이 방에는 호화 해산물 뷔페 1장이 포함되어 있어서, 난 그럼 저녁 먹으러 가볼게!

    세츠 : 흥…… 컵라면이 해산물 보다 맛있다구!

     


    02

     

     

    세츠 : 엥, 린, 저게 뭐야?

     

      절벽 옆 공터에는 돌 몇 개가 쌓여 있고 그 앞에는 과일과 옥수수가 놓여 있었다.

     

    지휘사 : 어…… 이게 뭐지?

     

     소박한 옷차림의 할머니가 돌 앞에 와서, 공손하게 야채와 만두 한 봉지를 바쳤고, 진지하게 돌을 향해 절을 했다.  

     

    세츠 : 어르신, 이게 지금……

    할머니 : 아이고, 젊은이, 자네들은 외지에서 온 거지? 이곳에서 산신령을 모시고 있다네.

    지휘사 : 산신령?

    세츠 : 그렇구나. 보아하니 이곳의 산신령은 인기가 많구나, 이렇게 많은 제물을 받다니

    할머니 : 그럼 그럼, 산신령님의 보우 덕분에 우리가 평안하게 생활을 할 수 있었으니까. 이거 보게나, 올해도 풍년이야!

     

      할머니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하자, 세츠는 얼른 부축해드렸다.

     

    할머니 : 당신 같은 젊은이는 산신령님이 반드시 보우해 주실거야. 소원이 있으면 산신령님께 빌어봐~ 반드시 이뤄주실 테니.

    세츠 : 정말 그렇게 신통한가요?

    할머니 : 그렇고말고. 내가 젊었을 때도 믿지 않았는데. 나중에 한 번은 내 큰아들이 혼자서 산에 들어가서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이곳에서 한참 무릎을 꿇은 후에야 아들이 무사히 돌아왔어.

                   그 이후로, 나는 매주 이곳에 와서 산신령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있지.

    세츠 : 그렇군요. 그건 확실히 산신령님께 감사해야겠어요.

     

      세츠는 이야기를 하며 무릎을 꿇었다.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돌 앞으로 가 공손하게 절을 했다.

     

    할머니 : 음, 좋아좋아! 아주 좋아 젊은이. 맞다, 자네는 혼자인가? 우리 손녀가 이제 성인이 되는데, 아님……

     

      세츠는 정말이지 할머니에게 예쁨을 받는구나……

     

    세츠 : 아, 갑자기 할 일이 생겨서요…… 하하…… 하……

     

      할머니는 아쉬운 얼굴을 한 채 떠났다. 

     

    지휘사 : 나쁘지 않은 기회였는데, 너의 엄마가 계속 너더러 얼른 며느리를 찾으라고 하지 않았어?

    세츠 : 난 산에 살고 싶지 않아. 도시의 다양한 놀거리가 얼마나 재밌는데~ 그리고 수많은 미녀들이 나를 기다린다구~

    지휘사 : 그건 그렇고, 너는 교회의 신관으로서 다른 신에게 절을 했는데…… 정말 괜찮은 거야?

    세츠 : 다른 신관이었다면, 좀 전에 할머니에게 전도를 하고 귀의를 권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상관없다구, 산신령님 그래도 꽤 믿을만해

               보이던데.

    지휘사 : 너무 제멋대로야!

    세츠 : 어디까지나 신 보다 관계가 더 중요하니까. 신앙은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야.

    지휘사 : 음…… 그럼 세츠 좀 전에 할머니가 하신 말씀 믿어? 정말 산신령이 할머니의 아들을 보우하신 걸까?

    세츠 : 누가 알겠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중요한 것은, 이 일을 믿는 할머니가 그로 인해 위안을 얻었다는 거야. 그거면 충분하지

                아, 린, 어서 저길 봐.

     

      작은 새 몇 마리가 돌무더기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앉아 맛있는 음식을 공짜로 즐기고 있었다.

     

    세츠 : 저거 봐, 이것도 나쁘지 않잖아.

     


    03

     

     

      두두두

     

    세츠 : 햇볓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세츠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전동 스쿠터를 타고 신나게 해변길을 달리고 있었다.

     

    세츠 : 아, 출근을 하지 않는 모든 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구나~

    지휘사 : ……일을 빼먹은 날이겠지……

    세츠 : 그렇게 예민하게 굴 필요 없잖아. 인생은 말이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거야. 일을 팽개쳐놓아야 즐거운 소풍 시간을 얻을

               수 있는 거야.

     

      두두두…… 두두……

      몇 차례의 강렬한 진동 후, 세츠의 전동 스쿠터는 검은 연기를 뿜으며 멈춰 섰다.

     

    세츠 : 응?! 안돼에! 우리 아가!

    지휘사 : 고장 난 거야?

    세츠 : 이 스쿠터도 꽤 오래 탔지. 최근 들어 점점 고장도 많이 나고, 수리한지 얼마 안 돼서 또 고장 나고…… 어휴……

    지휘사 : 그렇게 오래 탔으면, 이제 바꿔도 되지 않아?

    세츠 : 휴, 아무래도 일을 막 시작했을 때, 엄마가 기쁜 마음에 선물 해주신 거라…… 마음대로 바꿔버리면, 또 한동안 잔소리를……

    지휘사 : 인생은 말이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거잖아.

    세츠 : 후…… 할 수 없이 이곳에 세워둬야겠네, 돌아와서 다시 수리해야겠어. 그래서 인생은 말이야, 어떤 것들은 그렇게 쉽게 내려놓지

               를 못해……

     

     


    04

     

     

      야옹~ 

     

    지휘사 : 세츠, 핸드폰이 울렸어.

     

      야옹야옹~

     

    세츠 : 엥? 아닌데……

    지휘사 : 이렇게 이상한 핸드폰 벨소리는 너 밖에 안 쓰잖아.

    세츠 : 아, 찾았다! 이 녀석이었어.

     

      세츠는 풀숲에서 통통한 페르시안 고양이 한 마리를 안고 나왔다.

     

    야옹이 : 야옹~

    지휘사 : 길고양이가 아닌 거 같은데, 반려묘 같아. 길을 잃은 건가?

    야옹이 : 야옹야옹……

    세츠 : 분명 배고파서 그런 거야…… 불쌍해!

     

      세츠는 바로 가방에 있던 도시락을 꺼내 바닥에 놓았다.

     

    야옹이 : 야옹~

    지휘사 : 기뻐하는 걸 보니, 굶은 지 꽤 됏나 보다…… 이제 어떡하지? 분실물 보관센터에 보내면 안 되겠지……

    세츠 : 교회에 데리고 가도 안 되나.

    야옹이 : 야옹!

    세츠 : 응? 아직 배고파?

    지휘사 : 야, 그거 내 도시락이잖아!  

    세츠 : 괜찮아 괜찮아, 먹어 먹어!

     

      고양이에 홀린 세츠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미 완전히 넘어 간 거 같다!

     

    야옹이 : 야옹~~

    세츠 : 더 먹을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모든 음식을 내어줬다.

     

    야옹이 : 야옹~ 야옹!

     

      야옹이는 우리가 싫은 듯 쳐다보더니, 수풀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세츠 : 응?! 이게 무슨 일이야!

     

      야옹이를 쫓아 이곳 관리소까지 왔다. 야옹이는 문밖에 편안하게 엎드려 햇볕을 쬐고 있었다.  

     

    어르신 : 아, 당신들도 앨리스에게 속은 거죠?

     

      이 고양이 이름이 앨리스구나……

     

    어르신 : 저는 이 곳의 관리원입니다. 앨리스는 저의 반려묘죠. 근데…… 최근 앨리스가 새로운 먹이 찾기 방법을 터득한 건지, 여기저기

                   여행객들을 속여 음식을 받아먹고 있어요.

                   이미 여러 번 신고를 받았는데…… 어휴, 정말이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세츠 : 속은 거라니! 이렇게 귀엽게 생겼는데……

     

      앨리스라는 고양이가 고개를 들어 입을 벌리고 얄미운 웃음을 지었다.

     

     


    05

     

     

      날씨가 쌀쌀해서, 해변가에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지휘사 : 그래서 왜 꼭 해변가로 와야 하는 거야……

    세츠 : 흥, 내가 모를 줄 알고. 너희들, 나만 빼놓고 앙투아네트, 안, 유우토, 니유랑 해변가에서 보름 동안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며!? 어

               휴, 정말 부러워 죽겠어…

     

      세츠는 벤치에 누워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들고 있었다.

     

    지휘사 : 못 가는 아쉬움을 달래려면 여기서 웅크리고 있으면 안 되지. 수영복 입고 수영하고 서핑하는 게 맞는 거잖아!

    세츠 : 너무 추워! 바람도 세고. 그리고 나는 원래 수영복 입은 미녀들을 기대하고 온 거란 말이야…… 하나도 없어!

    지휘사 : 아직 초여름인데, 당연히 없지.

    세츠 : 아…… 올 여름은 야근 일정 때문에 휴가도 못 내는데… 여름 휴가… 너무 부럽다……

     

      세츠는 망설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세츠 : 으아, 뜨거워……

     

     


    여행 종료

     

    세츠 : 어휴…… 다시 일하러 가야 돼……

    지휘사 : 한숨 쉬지 마, 일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소풍 온 시간이 더욱 즐거울 거야.

    세츠 : 알았어 알았어, 그저 조금 슬픈 것 뿐이야. 내가 이래 보이지만, 사실 일할 때는 상당히 열정적이라구!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야옹~

     

    세츠 : 아, 안화의 메시지다.

    안화 : 세츠, 소풍은 어땠나?

    세츠 : 아주 즐거웠어! 내가 말이야……

    안화 : 됐어, 그저 예의상 물어본 말이니까.

    세츠 : ……

    안화 : 너의 소풍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소풍이 끝나고 나서야 이야기하는데…… 너에게 맡겼던 업무들은 결국 대신할 사람을 구하

               지 못했어.

    세츠 : 응?!

    안화 : 어서 업무에 복구해. 대략 계산해 보았는데, 이 일들이랑 추가된 업무량을 합하면…… 앞으로 두 달 동안 추가 근무를 해야한다. 힘

               내길.

    세츠 : 잠깐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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