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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년 무도회 - 시작
    영7/1주년 무도회 2019. 8. 17. 03:11

     

     

     

      촤락——

      무도회장에 들어서자, 하늘에서 오색 찬란한 리본들이 머리 위로 잔뜩 쏟아졌다.

     

      세이유이누르,피닉

      무도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뜨거운 환영을 받은 건 기쁘지만… 이 리본볼 너무 크게 만들었잖아! 끝이 안 보이는 것 같다, 이대로 질식돼 버릴 것 같…

     

     

      세이유이  

      응, 전에 봤던 사람인 거 같아.

     

     

      이봐, 일단 구해주고 토론하라고!

     

      지휘사  

      살…… 려……

      누르  

      이 목소리는 아마……

      세이유이  

      나도 알아챈 거 같아!

      피닉  

      저도 알 것 같아요, 이 분은 분명——

      ???  

      장난은 그만.

     

      무군가 다가와 내 손목을 잡고 밖으로 잡아당겼다. 휴~ 겨우 살았다.

      겨우 위기에서 탈출해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돌아오자, 나도 모르게 숨을 깊게 내쉬었다.

     

     

      안화  

      만약 지휘사가 무도회에서 “리본 뭉치에 깔렸다”라는 이유로 문제가 생긴다면, 대중들은 이런 황당한 중앙청을 신뢰하지 않겠지.

      그건 그렇고, 이 짓궃은 리본볼이 나를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플로라  

      나도 포함된 거 같은데.

     

      플로라는 더 늦게 들어왔다. 그녀는 뛰어난 청력으로 오자마자 사태를 파악했고, 차가운 얼굴에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을 듣자 세이유이, 누르 그리고 피닉은 놀라서 불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누르  

      누르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만약 린이 화났다면, 누르가 책임지고 청소를 할게.

      피닉  

      리본볼은 제가 만들었는데, 린님을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 줄 몰랐어요. 

      자, 여기 맛있는 쿠키가 있으니, 이거 드시고 기분 좀 푸세요.

      세이유이  

      아, 미안.

      지휘사  

      ……괜찮아.

     

      짓궂은 장난도 무도회의 일부라고 볼 수 있으니까.

     

      누르  

      정말? 누르는 이런 파티에 참석해본 적이 없어, 그저… 누가 그러더라구, 리본볼의 크기가 환영의 정도를 나타낸다구, 그래서 리본을 아주 많이 샀지, 많을 수록 좋잖아~

      피닉  

      이 큰 리본볼을 만들기 위해 제가 특별히 연구했어요. 비록 제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네요.

      하지만 재료들을 동방거리에서 옮겨올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세이유이  

      맞아. 안 그래도 가격이 비싸 죽겠는데, 그 사람이 자꾸 “돈을 많이 쓸수록 진심이 우러나는 법”이라고 해서, 결국 배송비도 추가로 냈잖아. 정말 너무해.

     

      잠깐, ‘돈을 많이 쓸수록 진심이 우러나는 법’, 그리고 ‘동방거리’, 그리고 ‘가격도 비싸 죽겠는데’라…

      이건——

     

     

      종한구  

      난 그냥 어린 친구들이 파티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졌으면 한다고 해서, 어른으로서 괜찮은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야.

      어디까지나, 화려한 무도회와 반짝이는 리본 그리고 손님들이 놀랐을 때의 미소, 잘 어울리잖아.

      과분한 사랑을 받고 놀란 린의 모습을 보니, 너 꽤 오랫동안 이런 뜨거운 대접을 못 받아 봤구나~

      지휘사  

      그저 놀랍기만 했어……

      종한구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건 약간의 차이가 있는 법. 그러니 시시콜콜 따지지 말자구.

      안화  

      그냥 싸구려 리본이나 팔아 넘기고 싶었던 건 아니고?

      종한구  

      아이고, 안화는 역시 모르는 게 없구나.

     

     

      종한구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만장정은 살아있는 미성년자는 고용하지 않는다고, 그건 린 너도 알고 있잖아.

      플로라  

      그것도 말이라고 하는군……

     

      말수가 적은 플로라조차도 입을 열었다. 그러나, 세이유이, 피닉 그리고 누르의 웃는 얼굴을 보며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짓궂은 장난의 피해자도 추궁할 생각이 없고, 오늘 날씨도 좋으니, 다들 문제 삼으려 하지 않겠…지?

     

      플로라  

      이곳은 정말 시끄러워.

      안화  

      플로라, 만약 당신이 앞장서서 무도회장을 벗어난다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할 테니 무도회장 질서를 위해 최대한 참아주길 바라.

      플로라  

      ………

      

      플로라는 안화의 의견을 받아들인 듯이 조용히 두 팔을 모은 채 한쪽에 서있었고 더 이상 떠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누르가 얌전히 소파에 엎드린 채 고개를 숙여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피닉  

      누르, 뭐 하고 있어요?

      누르  

      무도회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적고 있어.

      피닉  

      실험 기록과 같은 건가요? 사진기로 찍으면 더 편할 텐데, 도와드릴까요?

      누르  

      아, 사진은 누르의 기분을 완벽하게 기록할 수 없어, 누르는 그 순간의 감정을 직접 손으로 쓰고 싶어.

     

      모두들 몰래 보고 있었지만, 누르는 그래도 계속 읽으면서 써내려 갔다.

     

      누르  

      무도회가 시작되고 난 후, 나는 피닉과 이야기를 했다. 그는 최근에 춤을 배웠다고 했다. 나에게 함께 스테이지에 올라가자고 했다. 이건 다른 시간선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누르가 상상했던 것보다 큰 파티였다. 누르가 보지 못한 “기적”이 한데 모이는 거겠지. 이 모든 것은 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꼬르륵~!

     

      누르  

      그래서…… 세이유이는 갑자기 배가 고픈가 보다. 꼬르륵거린다!

      세이유이  

      누르, 그런 것까지는 쓸 필요 없잖아!

      피닉  

      세이유이님 배고프시죠? 좀 전에 보니까 저족에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세이유이의 눈이 반짝였다.

     

      세이유이  

      정말?! 종한구와의 거래에 쓸 화살을 만드느라, 열심히 예쁜 활촉을 만들었거든, 그랬더니 3일 동안 밥을 제대로 못 먹었어.

      이번에는 무조건 배부를 때까지 먹겠어~

      지휘사  

      여기는 뷔페가 아니야……

      세이유이  

      괜찮아. 저쪽에 바비큐, 샤브샤브, 닭다리, 군만두 그리고 딤섬이——

      보. 이. 는. 군!

      지휘사  

      이것들은 다 종한구가 특별히 준비해달라고 한 거야.

      세이유이  

      그게 어때서? 최강자만이 모든 음식을 얻을 수 있는 거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어디 한번 덤벼 보라 그래!

     

      무도회장 구석구석이 시끌벅적해지면서, 음악 소리와 함께 무도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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