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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무도회 초대 - 플로라영7/1주년 무도회 2019. 8. 12. 01:15
시작
플로라
……
지휘사
……안녕?
플로라
안화의 메시지를 받았어, 무도회 관련으로 너를 좀 도와달라고.
지휘사
어? 왜 안화가…… 내가 이제 막 너를 초대하려고 했는데.
플로라
……
지휘사 어르신, 당신이 초대한다고 내가 과연 수락을 할까요? 이게 바로 너와 안화의 차이지. 그는 진작에 예상했던 거야.
무도회, 너무 시끄러워.
……맞는 말이다. 플로라는 분명 이런 장소를 싫어할 것이다. 안화는 늘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예상을 하다니, 정말 감동적이다.
하지만 너무 플로라를 난처하게 하는 건 아닐까?
지휘사
무도회에 참가한다면, 플로라는 기분이 안 좋을까?
플로라
………
“기분이 안 좋음”이려면, 최소한 “기분이 좋음”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해. 하지만 나는 그런 비교 대상이 없으니, 지휘사는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무도회에 참가할 테니, 나중에 봐.
플로라의 뒷모습은 평상시보다 어두워 보였다.
고층.
플로라가 조용히 꼭대기에 서있었다. 생명을 불어넣지 않은 조각상처럼, 사방의 바람은 그녀의 귓가에 망령의 울음소리로 퍼졌다.
온기도 없고, 소리도 없고, 미동도 없었다. 아주 오랫동안 닫힌 두 눈에 속눈썹만이 살짝씩 흔들렸다.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입술에 대고 한숨을 토해내는 듯 말문을 열었다.
플로라
쉿—
지휘사
!!
어떤 말을 할 겨를도 없이 목소리가 막혀 버렸다. 이번에는 심지어 “넌 너무 시끄러워”라는 한결같은 서두도 없었다.
플로라의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안 좋았다.
무거운 정적은 마치 백년이 지난 것 같았다.
플로라
왔구나, 왜 온 거야?
지휘사
………난, 엣헴…… 플로라가 걱정이 돼서.
속박에서 풀려나는 순간 다급하게 말이 나왔다.
플로라
그건 변명이 못 돼. 두려움, 의심. 네 심장의 소리가 난 다 들려. …………
너무 시끄러워, 멀리 떨어져 있거나, 조용히 해줘.
더 이상 다가오지 마.
지휘사
너무 위험해!
플로라
위험?
그녀는 앞으로 한 걸음 더 옮겼고, 거의 빌딩의 끝에 다다랐다.
플로라
봐. 보이지 않더라도,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잘 들려.
만약 내가 맹인이라고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돌아가.
지휘사
아니…… 위험한 건 네가 있는 곳이 아니라, 지금 너의 모습이야.
플로라
………
>> 무슨 일이야, 플로라? (아마)
플로라
너랑 상관없어.
지휘사
그래……
>> 여기 좀 같이 있어도 될까?
플로라
………
플로라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여전히 자신만의 침묵에 빠져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그녀가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플로라
이 바람소리를 들어봐, 누가 울고 있는 거 같지.
심장 소리…… 산 사람의 심장 소리가 유령의 울음소리에 묻혀 있어.
마치 생존자들이 이 도시 유골 속에 있듯이.
이 도시가 죽은 지 벌써 1년이 지났네.
바람소리가 크게 나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졌다. 플로라는 마지막에 담담하게 한마디를 말 했다. “내일 봐.”
업무들을 마저 처리한 후, 무도회를 핑계로 플로라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이벤트 1
전에 봤을때는 불안해 보였지만, 플로라는 시간에 맞춰 무대회장 밖에 나타났다.
플로라
들어가자. 아직 사람이 많지 않으니.
휠체어를 탄 여자
신기사님!
휠체어를 탄 낯선 여자가 이곳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이쪽으로 다가왔다.
휠체어를 탄 여자
신기사님, 전에 뵌 적 있어요! 이분이 바로 새로운 지휘사님이겠죠?
슬쩍 플로라를 찔렀다.
지휘사
이 분은?
플로라
몰라.
휠체어를 탄 여자
하하, 제가 너무 무례했죠. 저는 무라세라고 합니다. 항구 도시 주민이죠.
지휘사
안녕하세요. 항구 도시 꽤 먼 데,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무라세
요즘 교통수단이 발달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벌써 일 년이나 되어서, 휠체어가 익숙해졌어요.
이번에 중앙청에서 접경도시 질서 회복 1주년을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달려왔어요.
죄송하지만, 두 분의 시간을 잠시 뺏어도 될까요?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그래요.
흑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저와 제 약혼자는 막 파혼을 결정했었어요.
우리는 부모님이 정해주신 대로 만나서, 연애 과정이 없었어요. 그는 좋은 사람이고, 자상했지만, 나는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없었고, 그를 억지로 사랑할 수도 없었어요.
결국, 우리는 항구 도시의 한 식당에서 좋게 헤어지기로 했죠.
그러나 바로 그때, 흑문 몬스터가 제 뒤에 있던 유리를 뚫고 식당으로 돌진했어요. 그는 의자를 들어 몬스터에게 던졌고, 저에게 몸을 던졌어요.
플로라
……….
무라세
제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식당 폐허 속에서 구출되고 난 후였어요, 저는 두 다리를 잃고, 그도 잃었죠.
어쩌면 “잃었다”라고 할 수 없겠죠. 만약 이 일이 없었다면, 그와 나는 그후로도 그저 낯선 사람이였을 테니까요.
저는 그의 사랑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저를 구해주었어요. 그래서 그를 잃은 게 아니라, 그 순간부터 나의 마음속에 그의 영혼을 갖게 되었어요.
이것이 사랑인가요…… 그의 영혼이 제 심장에 있는 게 또렷이 느껴지는데, 그런 무거운 아픔도 사랑인가요.
플로라
당신은 살았잖아요.
무라세
맞아요. 그가 저를 살게 해주었고, 저는 살아가는 1분 1초마다 그 사실을 깊이 되새기고 있어요.
플로라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그의 희생으로 살아남았어요.
왜 그가 아니고 당신이 살아남았어야 했는지 생각 해본 적 있나요?
지휘사
플로라…
플로라
…… 생존자는 죄가 없는 게 아니에요.
무라세
당신의 말은 저도 그를 따라갔어야 했다는 건가요?
플로라
앞으로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해요?
지휘사
플로라, 그만해!
무라세
하지만 그건 그가 바라던 게 아닌가요? 제가 뭘 할 수 있나요? 제 생명은 이미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걸요!
플로라
………
무라세
처음으로 사랑이 뭔지 배웠는데, 그걸 가르쳐준 사람이 이미 없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당신이 아시나요? 이런 대가는 너무한 거 아닌가요!
저도 원망해봤어요, 왜 그는 그렇게 무모했는지, 왜 중앙청은 그를 구하지 못했는지—
플로라
그래서, 왜 당신은 여전히 혼자서 당연하게 살아가는 거죠?
무라세
그래도 살아가고 싶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죽었다면 이 일들을 전혀 몰랐을 거예요. 하지만 모든 걸 알게 된 후 그를 마음 깊이 새긴채 살아가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당신들에게 감사하고, 그와 중앙청에게 감사해요. 저를 살아남게 해주셔서.
지휘사
이런 재난에서 살아남은 건 행운이자 불행이네요.
행운은 운명이고, 불행은 감정이다.
이 말은 내뱉지 않았지만 마치 플로라에게는 들린 것 같았다. 그녀는 포개 놓은 두 손을 더욱 꽉 쥐었다.
무라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플로라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무라세
신기사님, 비록 당신은 계속 눈을 감고 있지만, 당신은 항구 도시 플로라 아가씨가 맞죠?
그는 당신의 노랫소리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저도 그와 함께 당신의 콘서트에 갔었죠. 당신을 만나 너무 좋아요.
당신에게 치유의 힘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신의 노랫소리 때문인가요?
플로라는 침묵을 했고, 무라세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무라세
제가 깨어났을 때는 주위가 온통 울음바다였어요. 죽은 사람의 가족들, 부모를 잃은 아이들, 많은 부상자들을 구하지 못해 절망에 빠진 의사들……
그때 저는 이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당신들의 동료를 보았어요. 작은 여자아이에, 저의 허리까지 오는 키였는데, 손을 흔들자 살릴 수 없던 사람들을 치유했어요.
한 의사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바닥에 고개를 박으며 울며 고맙다고 했어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그도 살릴 수 있는 거 아닐까?
하지만 나중에 그들이 그랬어요. 그의 시체가 너무 훼손되어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요. 그때 알았죠. 아, 신기사도 못하는 일이 있구나.
하지만 저는 그래도 당신들께 감사해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그 의사 선생님을 위해서요. 만약 당신들이 없었다면, 그 상황에서 살아남은 그는 매일 밤 꿈속이 지옥이었겠죠.
무라세는 플로라에게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재난 뒤에 남은 사람이 가질 수 없는듯한 미소를.
무라세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플로라
………
모처럼 플로라가 흔들리는 반응을 보였다. 이 기회를 통해 플로라 마음의 문을 열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전에 플로라에게 무도회의 음악 리허설을 지도 받아야 하니, 나중에 그녀와 이야기해 보자.
몹
지휘사
이것도 카스미의 테스트인가……
플로라
여기는…… 슬픈 소리가 들려와.
이벤트2
지휘사
음악 준비하려면, 플로라 혼자서 바쁘지 않겠어?
플로라
괜찮아, 하지만 지금 곡들이…… 너무 평범해.
지휘사
그건 그래…… 어떡하면 좋지?
플로라
“다페이”라는 이름을 쓰는 작곡가가 있는데, 만약 그 사람이 작곡을 해 준다면, 분명히 문제없을 텐데. 하지만 그는 현재 접경도시에 있지 않아.
그러나 주변에, 똑같이 뛰어난 음악가를 알고 있지.
지휘사
누군데?
플로라
유우토.
지휘사
맞네! 내가 그를 찾아가 볼게!
유우토
그러니까 무도회를 기념하기 위해 무도회 곡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거죠?
지휘사
이게 좀 무리라는 거 알지만…… 그래도…… 부탁할게!
유우토
괜찮아요~
지휘사
음?
유우토
린님은 이미 저를 많이 도와주셨잖아요. 이제 제가 보답할 차례에요.
그리고 접경도시의 기념일은 추억의 날이기도 하지만, 감사한 날이기도 해요. 그날을 위해 작곡을 하는 것도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휘사
잘됐다! 유우토가 작곡을 해준다면, 무도회 분위기는 분명 아주 멋질 거야!
초대 완료
지휘사
플로라? 플로라?
플로라
………
소리 지르지 마. 들었어.
지휘사
아직도 무라세의 일을 생각하는 거야?
플로라
………
지휘사
전에 건물 꼭대기에 있었을 때 보다 평온한 거 같아.
플로라
뭘 안다고……
지휘사
그저 나의 희망 섞인 추측이라고 할게. 이 기념일은 말이야. 우리에게는 도시가 일시적으로 평화를 회복한 날이지만, 너에게는 생존자를 위한 기념일일 뿐이겠구나. 너의 것이 아니라.
플로라
…… “생존”이 아니라, “미망”이지.
그가 있던 도시는 이미 일 년 전에 죽었어. 살아야 될 사람이 없어졌으니, 이 도시는 그저 잔해일 뿐이야.
지휘사
하지만 의외로 무라세 같은 생존자도 있어. 이 세계를 저주하지 않고 그녀의 약혼자를 구하지 못한 신기사들을 저주하지 않으며, 오히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잖아.
그녀를 만나고 난 후에도 그녀처럼 재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미워할 수 있겠어?
플로라
………
그녀가 한 이야기들, 정말 우스워. 감사하다는 것도, 나는 그녀를 도와준 것도 없어. 설사 내가 현재에 있었다고 해도 그 남자를 구하지 못했을 건데, 왜 나한테 고맙다고 하는 거지?
지휘사
이유는 필요 없어. 그녀의 약혼자가 마지막에 그녀를 구했던 거처럼. 이유는 필요 없어.
심지어 나는 그런 생각까지 했어. 만약 모르는 사람이 그의 앞에서 몬스터에게 습격을 당하는데, 그가 구하지 않았을까?
만약 이유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호의일 것이다.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죽은 사람. 살아남아서 이 세상을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 마음속에 커다란 호의를 품고 있을 것이다.
플로라
………
그런가.
지휘사
그리고…… 재난 속에서 살아난 사람이라고 고통스럽지 않겠어. 플로라.
플로라
여전히 저렇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인데, 고통스럽다고?
지휘사
고통스럽다고 말하지 않으면 고통스럽지 않은 건가? 지금 고통스럽지 않다고 고통스러운 적이 없었던 거야?
다만 그녀는 결국 자신을 용서한 거지. 그럼 너는 플로라? 그녀와 너, 너와 그녀, 아주 비슷한데.
플로라
………
적막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플로라는 일어서 허리를 굽혀 내 귓가에 가까이 왔다.
플로라
오늘은 망령의 울음소리를 들으러 가지 않겠어.
...더보기솔직히 번역 구려서 무라세가 뭐라는지 잘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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