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무도회 초대 - 안화
시작
안화
중앙청의 기념일이라고? 접경도시 질서를 회복한 기념일을 말하는 거 같은데.
>> 무슨 차이가 있는 거야?
안화
나는 좀 더 신중하게 말을 하는 게 익숙해서. 그리고, 흑문을 접경도시에 봉인하고 신기사들이 상대적으로 균형적인 대치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완전한 중앙청의 공이 아니다.
기념일은 나도 알고 있어. 근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지휘사
음…
안화
뜸 들일 필요 없어. 네 표정을 보아하니, 휴가를 받아서 기념일 이벤트가 하고 싶은 거겠지.
흠, 불 보듯 뻔해.
>> 역시 안화야…
안화
이런 걸 생각할 시간도 있다니. 보아하니 업무량이 아직 여유로운 모양이군.
지휘사
아—이 영혼을 때려버리는 묵직한 멘트…
하지만 너를 찾아오기 전 이미 신중하게 생각했다고! 이건 이틀 치 서류야, 확인해봐!
안화
음…… 나쁘지 않군. 하지만 이 수법은 전에 여름 소풍 갔을 때 이미 썼었지. 다른 이유가 더 있나?
지휘사
다…… 다른 이유가 있어야 돼? 기념일 자체가 이미 이유잖아?
>> 기념할 만한 날이라고!
지휘사
만약 중앙청과 너희들이 노력하지 않았다면, 접경도시뿐만 아니라 이 세계가 진작에 흑문에 잠식되었을 거야.
이건 이계 몬스터에 대한 전인류의 첫 반격의 승리야!
안화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배수진을 치며 피투성이가 되어 항쟁을 한 지도자 중 한 명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마치 지난 날의 공헌은 그에게 있어 그저 이성적으로 가야만 하는 길일뿐 영광은 아닌 것 같았다.
지휘사
이 날은 분명 역사에 남을 것이고, 너희들은 몇백 년 뒤 교과서에 등장할 거야. 그 여펭서 전인류의 영웅이라고 쓰이고, 거기다 노래까지 만들어지겠지.
이제 내가 영웅 동지들을 위해 작은 휴가를 신청해도 될까?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안화가 감동하는 게 더 이상하다. 하지만 바보 같은 말인 줄은 알지만, 의미 없는 말인 줄 알지만, 반드시 말해야 했다. 어떤 일들은 반드시 기념되어야 하니까.
안화
…
너의 두 가지 생각을 바로잡겠어.
첫째, 아무도 너의 휴가 신청을 거절하지 않았어. 난 그저 너의 이유가 듣고 싶었을 뿐이야.
지휘사
음?
자세히 생각해보니, 사실 안화는 단호하게“안돼”라고 하지 않았다.
안화
중앙청의 지휘사는 줏대 없이 대세를 따르는 사람이어서는 안돼. 난 너의 진정한 생각을 듣고 싶었어.
앞으로도 이렇게 더 많이 이야기해주길 바라.
둘째, “너희”가 아니라, “우리”야.
너와 함께한 이 시간들은 흑문 사건 후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해.
만약 이 전쟁이 역사에 남아서, 누군가 영웅이라고 불리게 된다면, 그중 너의 이름도 분명 있을 거야. 린.
안화의 인정을 받으니, 뭔가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안화
네 말은, 나도 함께 가야 한다는 건가?
지휘사
모든 사람들이 다 있었으면 좋겠어.
안화는 미간을 누르고 있었다.
안화
아직 처리해야 될 일이 많은데……
지휘사
너무 많은가……
안화
네가 나에게 방금 전달해준 서류의—
지휘사
……
안화
—몇 배는 되겠지.
지휘사
…………
여기서 목숨을 한 번 걸어보자!
지휘사
같이 가자 안화! 끝나고 내가 도와줄게!
안화
정말 열심이군. 됐어, 내가 그렇게 다른 사람을 부려먹는 사람 같아?
안화는 흘깃 쳐다보았고, 또 그 마음을 읽는 눈빛이었다.
안화
내가 세츠 월급 깎은 거 여러 번 봤겠지? 착각하지 마, 그건 그가 마땅히 져야 될 책임이야. 나의 재미를 위한 게 아니고.
지휘사가 이렇게 고집하니,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
근데 어떤 이벤트를 할지 생각해놨어?
지휘사
무도회…… 어때?
안화
무도회?
지휘사
응, 음악, 스테이지, 샴페인 그리고 케이크가 있는 무도회!
안화
이게 무도회에 대한 네 정의인가? 일단 적어 놓도록 하지.
지휘사
어? 그냥 막 말한 거야, 진지하게 생각하지 마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생각하지 못했어……
안화
그냥 말한 거 나도 알아,그래서 나도 일단 적은 거 뿐이야. 그럼 무도회 계획은 이미 다 된 건가?
큰일이다…… 업무를 일찍 끝내서 안화에게 얘기할 생각만 했지, 무도회 계획 같은 건 준비가 안됐는데! 또 일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
지휘사
지금 가서 할게!
아무래도 한 가지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 거 같은데…
어째 됐든, 그래도 일단 무도회 계획부터 짜보도록 하자.
몹
안화
무도회를 준비해야 하지만,단련을 게을리 해서는 안 돼.
요즘 얼마나 성장했는지 좀 볼 수 있을까.
이벤트1
지휘사
잘못됐어, 뭔가 잘못됐짢아……
이치대로 라면, 내가 지휘사고 안화는 나의 신기사인데, 지금은 왜 내가 안화보다 아랫사람 같지?
“지금 가서 할게”가 뭐야, “네가 가서 해결하도록 해, 이건 지휘사의 명령이다”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안화
이게 너의 진짜 생각인가?
지휘사
으아아아아!!!
안화
좋아, 점점 진짜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했군, 하지만 그건“내 앞에서” 하는 게 좋을 거야.
지휘사
콜록…… 안화, 오해야, 이건 다 오해야. 나는 그저, 만약……
네가 나 대신 계획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면, 내가 하는 것보다 훨씬 확실하니까!
안화
처음 지휘사에게 명령을 받은 셈인가?
지휘사
명령이든 부탁이든…… 좀 도와줄래, 안화?
안화
그래.
지휘사
(이렇게 쉽게 대답하다니!)
안화
아무런 준비도 안된 거 같아서, 도움이 필요할 줄 알았어. 아님 내가 이곳에 나타나지도 않았겠지.
지휘사가 신기사에게 요청을 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저 너의 사고의 전환이 예상치 못햇을 뿐이야.
꽤 재밌군.
그럼 나에게 맡겨.
지휘사
부탁할게!
안화
린, 이벤트 계획을 구상하는 동시에, 네가 함께 준비해줘야 할 일이 있어.
무도회에서 최고의 효과를 내려면, 최소한 음악, 무대 설치, 조명, 복장, 응대는 전문적인 컨설팅 고문이 있어야 돼.
시간과 인력을 고려하여, 가까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토록 하지.
지휘사
가까운? 생각 좀 해보자. 우리 중앙청에는 인재가 차고 넘치니……
안화
이건 구체적인 인원 명단이야. 그럼 수고해줘.
안화가 정리한 문서를 받아 고문에게 연락하러 길을 나섰다. 문을 나선 후에 생각이 났다.
지휘사
또 안화가 준비한 대로 따라가고 있네…
직원
지휘사님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곳마다 계속해서 큰소리로 인사를 해주었다. 오랜 시간 밖에서 순찰과 토벌을 하며 이런 대접을 자주 받지 않으니, 갑자기 모든 게 어색했다.
지휘사
어, 이 포스터 기울게 붙인 거 같은데.
주위를 둘러보았다. 원래는 직원을 불러 조정을 해달라고 하고 싶었으나, 그들의 존경이 가득한 인사를 생각하니, 됐다. 괜히 부려먹는 것 같으니.
포스터 옆 사다리를 이제 막 두 칸 밟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화
린,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지휘사
엥?
머리가 반응하기도 전에 몸은 이미 지시 소리를 따르고 있었다.
안화
이 사다리의 나사가 하나 느슨해졌어.
안화는 안경을 들며 침착하게 말했다.
지휘사
잠깐…… 나를 부축해서 내려줘도 되잖아, 목덜미는 잡지 마!
안화
아, 미안, 실례.
지휘사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
보였구나?
안화는 자신의 왼쪽 눈을 가리켰다.
안화
옆에서 기다려봐. 사다리랑 포스터는 내가 처리하지.
됐다.
이런 건 직접 하지 않아도 돼, 너는 우리의 지휘사야, 자신의 안전에 주의하도록.
지휘사
그래…… 근데 안화, 계획 구상하느라 바쁜 거 아니야?
안화
나의 능률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거 같군.
지휘사
이, 이렇게 빨리?!
안화
정부 문건에 비하면, 이건 너무 쉬워서 졸릴 정도야.
지휘사
좋아. 그럼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난 안 할래. 만약 내가“만능 안화, 어디있니?” 한마디 하면, 내 부름에 나타날 수 있어?
안화
…… 강아지 훈련인 줄 아는 거야??
엄청난 오해다!! 그리고 안화가 물음표를 두 개나 쓴 걸 보니 엄청 화난 거 같다!!
지휘사
미안,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줘.
안화
날 부를 필요 없어, 나타날 때가 되면 자연스레 나타날 테니.
안화의 도움을 받으며 계속해서 무도회장을 간단하게 정리하자.
이벤트2
시가지의 상가 근처
세츠
오! 이런 우연이, 안화랑 린을 만났잖아!
린
오랜만이야 세츠, 뭐하고 있었어?
세츠
당연히 쇼핑…… 콜록콜록……
세츠는 곁눈질로 안화를 보더니 무언가 생각난듯했다.
세츠
당연히 열심히 일하고 있었지!
안화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하지 마. 업무시간에 제멋대로 직무를 이탈, 이 일은 내가 기록해두겠어.
세츠
그러지마…… 곧 기념일이잖아, 기분 전환 좀 하려고 나온 거라고!
안화
일부터 끝내고 다시 이야기하지. 아. 그리고 지난번에 빼먹은 일들 까먹지 마, 내가 사무실에 잘 정리해두었으니.
세츠
흐어엉, 안화 미워……
눈물범벅인 모습을 보며 갑자기 든 생각은 업무를 일찍 끝내놓은 건 정말이지 신의 한 수다……
이벤트3
단말기가 갑자기 울렸다.
레이
린, 너희들 무도회를 열 거라고?
지휘사
맞아! 레이 너도 올 거야?
레이
미안, 요즘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아마 못 갈 거 같아.
지휘사
아…… 정말 아쉽다……
레이
사실 나도 가고 싶긴 해……
지휘사
엥?
레이
…… 무도회를 하려면, 돈이 꽤 많이 필요할 거 같은데? 린 너희 자금 충분해? 내가 자금을 대줄 수 있어. 아주 많이.
지휘사
그런 일들은 안화가 이미 다 처리했어. 레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레이
또 안화야? 린, 너 요즘 안화랑 꽤 가깝게 지내는 거 같은데……
내가 황금 우산의 힘을 너에게 빌려줄게, 이렇게 하면 별문제 없을 거야. 너희들의 무도회를 더욱 화려하게 해줄 테니, 린 너는 거절하면 안돼!
말이 끝나자마자 레이는 단말기를 끊었다. 끝에 화가 조금 난거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벤트4
카스미
린, 오랜만이네요.
지휘사
카스미? 누르가 당신도 선물을 준비했다던데요?
카스미
맞아요, 사실 당신은 이미 그 선물을 봤어요.
그런데, 제가 약간의 테스트를 준비해봤어요.
지휘사
이건…
카스미
이건 당신들의 기억이랍니다.
나약하고 보잘것 없는 녀석.
그동안, 당신들은 정말 수많은 일들을 겪어왔죠. 그 기억들을 절대 잊지 마세요.
초대 종료
지휘사
휴— 드디어 끝냈다.
이제 너의 계획대로만 하면 되는 거지, 안화?
안화
맞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해. 자진 연락하도록. 문제를 혼자서 처리하려고 하지 말고.
지휘사
무도회만 생각하면 흥미진진 해지는 걸!
안화
…
사실 나는 처음 이 일이 아주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했지. 물론 아직까지도 완전히 이 생각을 버리지 못했어.
지휘사
네가 보기에는 정말 지루할 수도……
안화
하지만 사람들은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에 지루한 일을 한다면서.
>> 또 마음을 읽었어?
안화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너의 행동과 언어 패턴을 점점 더 많이 알게 되고 있어.
네가 나를 설득할 때 어떤 단어를 쓸지조차도 맞추기가 더 쉬워.
지휘사
앞으로 설득 같은 건 안 할게.
안화
흠……
해보지 않고 내가 허락할지 어떻게 알아.
>> 막연한 희망인데 왜 시도해?
안화
우리는 희망이 막연하다고 포기한 적이 없었어. 안 그럼 이런 기념일도 없었겠지.
지휘사
안화의 모든 말은 항상 설득력이 있어.
너랑 오래 있다 보면, 분명 나도 모르게 너를 의지하게 될 거야.
안화
…
흔들다리 효과라고 들어봤어?
지휘사
아니, 그게 뭐야?
안화
예시를 드는 거야. 흔들다리 효과라고 사람이 흔들다리를 건널 때 위험한 상황이라 심박수가 빨라져.
만약 이때 누군가 마주치게 된다면, 흔들다리를 건너는 사람은 이 나타난 사람 때문에 심박수가 빨라졌다고 오해를 하게 되어, 이 사람을 운명의 사람이라 잘못 생각하게 되지.
사실 우리는 모두 흔들다리 위에 서있는 거야. 많은 의지는 흑문 사건의 그림자에서 온 거지,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게 되면, 많은 일들은 또 다른 모습일 거야.
>> ???
지휘사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에 여기서 말하는 흔들다리는 흑문 사건이 아니라, 안화가 사람들에게 준 느낌인 거 같아.
안화
…………
지휘사
??
내가 잘못 말한 건가, 지금 안화의 안색이 아주 볼 만 하다. 설마 그가 사람들에게 준 압박이 너무 크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가?
안화
……아무것도 아니야, 고문이나 찾으러 가봐.
안화의 의견대로 지금 바로 무도회 각종 업무에 해당되는 고문에게 연락해보자!
+ 원래 대놓고 나 너 좋아 헤테로보다 이렇게 아닌듯 맞는듯 찔끔찔끔 착즙 가능한 커플이 난 더 끌려서 안화지휘 너무 좋다
+ 지휘사가 자기한테 호감 있나 싶고 자기도 약간 흔들리는건가 싶으니 흔들다리 효과라고 철벽치려는 안화
vs
안화가 흔들다리 같은데; 넌씨눈 지휘사 ㅠㅠ 로코적 모먼트 얼마나 맛있게요 허버허버
+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부분,ㅠ 나타날 때가 되면 나타날테니 부분, 하이라이트 흔들다리, 레이 질투 등 다 캡쳐했었는데 다 날아감..................... 진짜 눈물난다.. 1주년 안화지휘 갓이벤인데....... 누가 읽을진 모르겠지만 혹시 읽으시는 분중에 하나하나 캡쳐쳐 있으신분 @hl_lover 트위터로 연락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