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소풍 - 유우토
소풍 초대

유우토 : 어, 린님 저를 소풍에 초대하시는 건가요?
지휘사 : 응…… 유우토 혹시 약속 있어?
유우토 : 아니요. 그저 조금 뜻밖이라서요.
린님에게 초대받아 너무 기쁜데요. 설사 다른 일이 있다고 해도, 다 미룰거예요.
제가 준비해야 될게 있을까요?
지휘사 : 없을 거야. 마음 편안하게 소풍을 즐겨주면 돼.
유우토 : 하~ 정말이지 기대되네요. 린님과 함께 대자연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겠어요.
01

유우토와 공원 벤치에 앉아, 서로 말도 하지 않고, 태양의 따스한 어루만짐을 느꼈다.
갑자기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왔다. 우리가 앉은 벤치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유우토는 비둘기를 보자 자신의 가방에서 과자 한 봉지를 꺼냈다.
지휘사 : 응? 이런 걸 들고 다녀?
유우토 : 그럼요, 공원에서 연주를 할 때 먹이를 찾는 비둘기들이 종종 보여서, 나중에는 가방에 과자나 빵을 넣어서 다니는 게 습관이 되었
어요.
유우토는 과자 한 조각을 쪼개서 의자 앞으로 던졌다. 비둘기는 금방 날아와 쪼아먹기 시작했다.
유우토는 한 조각을 더 꺼내 나에게 줬다.
유우토 : 같이 줄래요?
지휘사 : 좋아.
그리하여 유우토를 따라 과자를 작게 부셔 비둘기에게 던졌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바로 비둘기 몇 마리가 날라왔다. 마지막에는 열몇 마리가 날아와 던져준 과자를 쪼아먹기 시작했다. 심지어 몇 마리는 서로 다투기 시작했는데 우스꽝스러웠다.
지휘사 : 하하, 이렇게 많이 모일 줄은 몰랐어.
유우토 : 저는 더 많이 본적도 있어요.
유우토는 웃으며 앞에 있는 비둘기들을 바라봤다.
지휘사 : 유우토와 읷에 오니, 비둘기 먹이를 주는 재미를 알게 되네.
유우토 : 린님이 소풍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02

유우토와 함께 바닷가로 왔다. 바닷바람이 너무 심해서 그의 금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헝클어졌다.
유우토 : 좀 춥지 않아요? 제 외투를 드릴게요.
지휘사 : 괜찮아. 바닷바람 맞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정신이 더 맑아지는 거 같아.
유우토 : 저희 정말 비슷하네요. 저도 바닷바람 맞는 느낌을 좋아해요.
가끔 뭔가 납득이 안가 고민에 빠졌을 때, 해변에 가서 바닷바람을 쐬면 생각이 맑아지는 것 같고, 많은 일들이 풀리는 거 같아요.
하지만 예전에는 혼자서 왔었죠……
오늘 린님과 함께 올 수 있어서, 예전과 전혀 다른 기분인걸요.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느긋한 마음이에요. 파도 소리가 마치 또렷한 음표로 변하는 것 같아요.
괜찮다면 앞으로 린님이 바닷가에 오고 싶을 때는 저를 불러주세요.
지휘사 : 알았어. 바닷가에 또 같이 오자.
03

유우토와 함께 일본식 온천 호텔에서 쉬었다.
지휘사 : 유우토 다다미에서 자는 거 괜찮겠어?
유우토 : 괜찮아요. 저는 장소에 대해 특별히 요구하는 게 없어요. 예전에 사부님과 수행했을 때는 황량한 들판에서 잔 적도 있어요.
지휘사 : 응. 나랑 소풍 오느라 고생 많았어. 온천에 가서 긴장을 풀고 쉬도록 해.

유우토 : 함께 가실래요?
지휘사 : 응? 하하하하……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좀 부끄러운걸.
유우토 : 괜찮아요. 그럼 린님 먼저 가세요. 돌아오시면 제가 다시 갈게요.
유우토는 늘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니까 다른 사람들이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겠지.
지휘사 : 그럼 내가 먼저 갈게.
유우토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바로 이어폰을 꼈다.
그에게는 음악도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겠지.
지휘사 : 아………… 벌써 잠든 거야?
유우토에게 온천을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지금의 유우토는 이미 깊게 잠에 들어있었다. 오른쪽 이어폰은 떨어진 채.
이어폰을 빼고 음악을 꺼주었다.
사실 나와 함께 소풍을 간 유우토는 보기보다 편하지 않았을거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험한 산길도 앞장서서 나를 끌어주고, 길을 안내해주었고,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었다.

지휘사 : 고생했어, 유우토.
좋은 꿈 꿔.
04
유우토 : 린님 하늘을 보세요.
지휘사 : 아…… 은하잖아. 오늘 은하를 보게 될 줄은.
반짝이는 별은 장대한 은하를 이루어, 하늘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유우토 : 그러게요. 은하를 못 본 지 꽤 오래돼쓴데. 오늘은 린님 덕분에 본 거겠죠.
지휘사 : 하, 이건 감히 내 덕분이라고 할 수 없겠는걸.
유우토 : 오늘 당신이 소풍 가자는 제안을 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평상시처럼 방에서 연주 연습을 하며 보냈겠죠, 그럼 밤하늘을 볼 기회는
없었겠죠.
저는 은하 보는 걸 좋아해요. 어렸을 때 한 번은 엄마랑 심하게 다투고, 혼자 집을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날 밤에도 하늘에 은하가 있었어요. 당시 저는 은하의 웅장함에 충격을 받았고, 나의 근심거리가 아주 작다고 느껴졌어요.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웃었다.
유우토 :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오늘 린님과 함께 은하를 보니, 오히려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05
지휘사 : 아…… 이 동굴을 들어가자고 하는 게 아니었는데.
이때 나와 유우토는 빛이 희미한 어느 동굴에서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지휘사 : 보물 찾기는 그냥 해본 소리고…… 지금은 여기서 나갈 수 있는지가 문제야. 이곳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고.
결국 유우토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유우토 :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모험하는 것도 재밌지 않나요? 위험해지면 제가 보호해 드리면 되죠.
지휘사 : 유우토는 정말 침착하구나.
유우토 :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험을 걱정하는 것보다, 지금을 즐기는 게 소풍의 즐거움이겠죠.
지휘사 : 울겠어. 지금은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긴장감 밖에 없는 걸……
갑자기 손목에 온기가 느껴졌는데, 유우토가 나의 손목을 잡은 것이다.
유우토 : 걱정마세요. 제가 데리고 나갈게요.
유우토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점차 마음이 진정되었다.
그렇게 유우토에 이끌려 산속 동굴 속을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있었다.
그러자 점차 앞의 빛이 보였다.
지휘사 : 아, 드디어 나왔다. 기분 너무 좋아!
유우토 : 그럼 지금 이 순간 린님의 좋은 기분과 편안함은 바로 우리가 이번 “모험”에서 얻은 보물이겠죠.


소풍 종료


유우토 : 이번에 린님과 함께 소풍 와서 정말 기뻐요.
한 편의 좋은 추억이라고 해도 되겠죠.
다음에 저도 소풍에 린님을 초대해도 되죠?
비록 언제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음을 기대하게 해주세요~

솔레솔 언어로 사랑해? 라는 뜻인듯